이더리움의 심장 EVM, 그리고 세이(Sei)의 병렬 혁신
블록체인 세계에서 ‘속도’는 영원한 난제입니다.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혁명을 가져왔지만, 사용자가 몰릴 때마다 느려지는 속도와 비싼 수수료로 악명이 높습니다. 반면, 최근 세이(Sei)는 “가장 빠른 레이어1”을 표방하며 이더리움 가상머신(EVM)의 한계를 뛰어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세이는 어떻게 이를 해결하려는 걸까요? 핵심은 바로 ‘줄 서기’와 ‘동시 입장’의 차이에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느린 속도, 범인은 엔진에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디앱(dApp)들의 엔진, EVM(Ethereum Virtual Machine)은 블록체인 생태계의 표준입니다. 하지만 10년 전 설계된 이 엔진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작업을 한 번에 하나씩만 처리한다는 점입니다.
마치 은행 창구가 딱 하나뿐인 것과 같습니다. 앞사람의 업무가 끝나야 내 차례가 오죠. 아무리 슈퍼컴퓨터를 써도, 구조적으로 한 번에 한 명만 상대할 수 있다면 대기줄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VM은 왜 순서대로만 일할까?
EVM은 스택(Stack) 기반 아키텍처를 따릅니다. 이는 데이터 처리의 정확성과 보안을 위해 설계된 방식이지만, 현대의 멀티코어 프로세서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 순차적 실행 (Sequential Execution): 트랜잭션 A가 완료되어야 B가 실행됩니다.
- 병목 현상: 인기 있는 NFT 민팅이라도 열리면 전송, 스왑 등 다른 모든 거래가 꽉 막혀버립니다.
이러한 “직렬 처리” 방식은 이더리움이 글로벌 컴퓨터가 되기 위한 확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왔습니다.
세이(Sei)가 제시한 해법: 병렬 EVM
세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렬 EVM(Parallel EVM)을 도입했습니다. 은행 창구를 수십, 수백 개로 늘린 셈입니다.
1. 낙관적 병렬화 (Optimistic Parallelization)
세이는 일단 모든 트랜잭션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동시에 처리해버립니다.
- 충돌 없음: 그대로 승인 (대부분의 케이스)
- 충돌 발생: (예: 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돈을 송금하려 함) 문제가 된 건들만 골라내어 순서대로 다시 처리
2. 트윈 터보 합의 (Twin-Turbo Consensus)
블록을 전파하는 과정과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분리하여 대기 시간을 극한으로 줄였습니다.
이 덕분에 개발자들은 익숙한 이더리움 도구(Solidity, MetaMask 등)를 그대로 쓰면서도,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즉, “이더리움의 호환성”과 “솔라나의 속도”를 합친 하이브리드 엔진인 셈입니다.
속도의 차이가 만드는 미래
그렇다면 실제 성능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주요 체인별 성능 비교 (2024년 기준)
| 구분 | 이더리움 (Layer 1) | 세이 (Sei v2) |
|---|---|---|
| 처리 방식 | 순차 실행 (직렬) | 병렬 실행 (Parallel) |
| 평균 TPS | 13 ~ 25 TPS | 45 ~ 55 TPS (피크 시 수천) |
| 최종 완결성 | 12분 이상 (Safe) | 0.4초 (Sub-second) |
[출처: Chainspect, Blockworks, 2024-2025 데이터 종합]
물론 아비트럼이나 베이스 같은 이더리움 레이어2(L2) 솔루션들도 이미 수천 TPS를 달성하며 훌륭한 속도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단일 체인(Layer 1)’ 레벨에서 0.4초 만에 완전한 거래 확정(Finality)을 보장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기술적 성취입니다. 이는 별도의 복잡한 구조 없이 실시간 게임이나 초고빈도 매매(HFT) 거래소 구현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사용자는 클릭하자마자 결과가 뜨는 ‘웹2 수준의 경험’을 블록체인에서 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며: 진화하는 블록체인 인프라
EVM은 여전히 강력한 표준이지만, ‘병렬 처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세이(Sei)는 그 선두에 서서 “EVM도 빠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빠른 코인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의 혁신”을 가져올 기술적 진보. 이것이 우리가 병렬 EVM에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면책 조항: 이 콘텐츠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암호화폐 투자는 변동성이 크므로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