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핵심 1: 2024년 NEJM에 발표된 MAESTRO-NASH 3상에서 레스메티롬(상품명 Rezdiffra)이 위약 대비 MASH 해소율을 약 3배 높였습니다.
  • 핵심 2: 20년 넘게 승인 치료제가 없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에 FDA가 사상 처음으로 약물을 승인한 사건입니다.
  • 핵심 3: 한국 성인 3명 중 1명이 MASLD(대사이상 지방간)이며, 비만이 아닌 마른 MASH 비율이 높아 한국인에게 시사점이 큽니다.

1. 20년 빈손이던 지방간 분야, 첫 약이 나왔다

2024년 2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발표된 MAESTRO-NASH 3상 시험 결과를 근거로, 미국 FDA는 2024년 3월 14일 레스메티롬(resmetirom, 상품명 Rezdiffra)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 옛 NASH) 치료제로 승인했습니다. 이는 사상 첫 MASH 표적 치료제 승인입니다.

그동안 의료진은 환자에게 “체중을 줄이고 술을 끊으세요”라는 말 외에 처방할 약이 없었습니다. 피오글리타존이나 비타민E 같은 약물이 오프라벨로 사용됐지만, 적응증 승인은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이번 승인은 지방간 분야에 처음으로 가이드라인에 명시할 수 있는 표적 약물이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2. 왜 MASH는 그동안 치료가 어려웠나

먼저 용어 정리가 필요합니다. 2023년 미국간학회(AASLD), 유럽간학회(EASL), 라틴아메리카간학회(ALEH)가 공동으로 NAFLD/NASH 명명법을 MASLD/MASH로 변경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름 바꾸기가 아니라, 이 질환의 본질이 “알코올이 아니다”라는 배제 진단에서 “대사 이상”이라는 적극적 진단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것입니다.

지방간 질병 진행 단계

이 진행 경로의 어디에서 멈추느냐가 환자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단순 지방간 단계(MASLD)에서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되돌릴 수 있지만, MASH 단계로 진행하면 자연 회복률이 낮고, 섬유화 F3-F4 단계가 되면 비가역적입니다.

기존에 시도된 약물들이 줄줄이 실패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지방간염은 단일 원인이 아닌 인슐린 저항성 + 지질대사 이상 + 산화 스트레스 + 염증이 얽힌 다인자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 저항성만 개선했고, 비타민E는 산화 스트레스에만 작용했으며, 오베티콜산(obeticholic acid)은 효과는 있었으나 가려움증과 LDL 콜레스테롤 상승 부작용으로 FDA 승인을 받지 못했습니다.

3. MAESTRO-NASH 데이터를 자세히 본다

MAESTRO-NASH 핵심 수치

연구 설계를 자세히 살펴봅시다. Harrison 등이 NEJM(2024)에 발표한 MAESTRO-NASH는 다국가, 이중맹검, 위약대조 3상 RCT로, 966명의 생검 확인된 MASH 환자(섬유화 F1B~F3)를 1:1:1 비율로 ▲위약 ▲레스메티롬 80mg ▲레스메티롬 100mg 군에 무작위 배정했습니다. 1차 유효성 평가는 52주 시점에 두 가지 종료점을 동시 충족하는지로 평가했습니다.

  • 종료점 1 (MASH 해소): 간조직 검사에서 MASH가 사라지고 NAFLD 활동도점수(NAS)가 2점 이상 감소하며 섬유화는 악화되지 않을 것.
  • 종료점 2 (섬유화 호전): 섬유화 단계가 1단계 이상 호전될 것.

결과는 두 종료점 모두에서 위약 대비 유의했습니다(P<0.001). 100mg 군에서 MASH 해소율은 29.9%로 위약군 9.7% 대비 약 3배, 섬유화 호전율은 25.9%로 위약군 14.2% 대비 약 1.8배였습니다. MRI-PDFF(자기공명영상 양성자밀도지방분율)로 측정한 간 지방 함량은 100mg 군에서 평균 30% 이상 감소했습니다.

기존 통념과의 충돌: 그동안 의학계의 통념은 “MASH는 다인자 질환이므로 단일 표적 약물로는 한계가 있다”였습니다. 이번 결과는 핵심 대사 경로 하나를 정확히 조준하면 다인자 질환에도 임상적 변화가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다만 70% 환자는 여전히 반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환자 표현형(phenotype)에 따른 맞춤 치료가 과제로 남았습니다.

4. 메커니즘: 왜 갑상선 수용체에 작용하는가

레스메티롬의 작용 원리는 처음 들으면 다소 의외입니다. 이 약은 갑상선호르몬 수용체-β(THR-β)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작용제입니다. 일반인의 직관으로는 “왜 갑상선 약이 지방간에?”라는 의문이 듭니다.

전체 작용 경로를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갑상선호르몬 수용체-β → 간세포 내 β-산화 효소 발현 증가 → 지방산 분해 가속화 → 간 내 트리글리세라이드 축적 감소 → 지방간염 호전의 5단계 체인입니다.

  • THR-β는 간에 주로 발현되는 반면, THR-α는 심장과 골격근에 발현됩니다. 기존 갑상선호르몬 약(예: 레보티록신)은 두 수용체를 모두 자극해 심박수 증가, 근육 손상, 골다공증 같은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 레스메티롬은 THR-β에 약 28배 더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설계됐습니다(MGL-3196이 원개발 코드명).
  • 그 결과 간에서의 지방 분해 효과는 유지하면서 갑상선 부작용은 최소화했습니다. 시험에서 갑상선기능검사(TSH, T3, T4)는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GLP-1 작용제(세마글루타이드)나 GIP/GLP-1 이중 작용제(티르제파타이드)와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후자는 체중 감소를 통한 간접 효과인 반면, 레스메티롬은 간세포 내부에서 직접 지방을 태우는 직접 효과입니다. 시험에서 레스메티롬군의 평균 체중 변화는 위약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즉 “살이 빠져서 좋아진” 것이 아니라 “간 자체의 지방 대사가 바뀐” 것입니다.

5. 한국인의 마른 MASH에 더 의미 있을 수 있는 이유

서구형 vs 한국형 MASH

대한간학회 2024년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MASLD 유병률은 약 30%로 추정됩니다. 이는 미국·유럽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질환의 양상은 다릅니다.

  • 마른 MASH (Lean MASH): 한국·아시아에서 정상체중(BMI 23 미만)에도 발병하는 MASLD가 약 15-20%로 보고됩니다(KASL, 2024). 서구는 일반적으로 5-10% 수준입니다.
  • PNPLA3 유전자 변이: 지방간 발병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rs738409 변이(I148M)는 동아시아인에서 변이 빈도가 약 50%로, 유럽계(약 25%)의 2배입니다(Hepatology, Romeo et al. 메타분석).
  • 근감소성 비만: 한국 중장년의 근감소 동반 비만이 늘면서, BMI는 정상이나 근육량이 적고 내장지방이 많은 표현형이 흔합니다. 이런 환자에게 “살을 빼라”는 단순 조언은 잘 통하지 않습니다.

이번 MAESTRO-NASH 시험은 주로 서구 인구를 대상으로 했고, 아시아인 비중은 약 11%에 불과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추가 임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레스메티롬의 작용 기전이 체중 감소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살을 빼기 어려운 마른 MASH 환자에게 잠재적으로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은 합리적입니다.

다만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한국인 평균 일일 탄수화물 섭취 비중은 약 60%(질병관리청 2023)로 OECD 최상위권이며, 과당이 많은 가공식품 소비도 증가 추세입니다. 약이 나왔다고 식단의 영향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약은 보조 수단이지 1차 치료가 아닙니다.

6. 지금 환자와 일반인이 알아야 할 것

이 약은 모든 지방간 환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F2-F3 단계의 MASH 환자에 한해 승인됐습니다. 단순 지방간(MASLD, 섬유화 F0-F1)이나 이미 간경변(F4)으로 진행한 환자는 적응증이 아닙니다.

  • 누가 후보인가: 간조직 검사 또는 비침습적 검사(FibroScan의 LSM, MRE, FIB-4 점수 등)로 F2-F3 섬유화가 확인된 MASH 환자.
  • 국내 도입과 보험: 2026년 5월 기준 국내 식약처 승인은 아직 진행 중이며, 보험 적용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부 환자는 해외 직구나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을 고려하지만, 의료진 상담 없이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 1차 치료는 여전히 생활습관: 미국간학회(AASLD) 2023 가이드라인은 체중 7-10% 감량, 지중해식 식단,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유산소, 근력운동 주 2회를 1차 권고로 유지합니다. 레스메티롬은 이런 노력에 추가되는 옵션이지 대체재가 아닙니다.
  • 정기 추적: 지방간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1-2년마다 ALT, AST, 혈소판, FIB-4 점수, 가능하면 FibroScan으로 섬유화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F2 이상으로 진행하면 치료 옵션 논의가 필요합니다.

부작용 측면에서 MAESTRO-NASH 시험에서 보고된 흔한 이상반응은 설사(약 27%, 위약 16%), 메스꺼움(약 22%, 위약 14%)이었으며, 대부분 경증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됐습니다. 간독성(ALT 5배 이상 상승) 사례도 일부 있었으므로 복용 중 정기 간기능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7. 정리 - 지방간 치료의 새 시대, 단 모든 환자에게는 아니다

20년 가까이 약이 없던 분야에 첫 약이 나왔다는 점은 분명한 진전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지방간 정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 MAESTRO-NASH에서 70%의 환자는 여전히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 한국인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고, 마른 MASH·근감소성 비만에 대한 별도 연구가 필요합니다.
  • 약은 1차 치료가 아니라 보조 수단이며, 식단·운동·체중관리의 자리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지방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약이 나왔으니 기다리자”가 아니라 간섬유화 정도를 정확히 평가받는 것입니다. F2-F3로 진행 중이라면 의료진과 함께 치료 옵션을 논의하고, F0-F1이라면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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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참고문헌:

  • Harrison SA, et al. A Phase 3,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Resmetirom in NASH with Liver Fibrosis. N Engl J Med. 2024;390:497-509.
  • Rinella ME, et al. AASLD Practice Guidance on the clinical assessment and management of NAFLD. Hepatology. 2023.
  • Romeo S, et al. Genetic variation in PNPLA3 confers susceptibility to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t Genet (메타분석 데이터 포함).
  • 대한간학회.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료 가이드라인 2024.